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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적 비극 앞에서 종교의 역할을 묻다

29일 오전 9시 7분께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 중이던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울타리 외벽을 충돌했다. 사고가 난 항공기는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으로 입국하던 제주항공 7C 2216편으로, 승객과 승무원 등 175명을 태우고 있었다. [연합]

 

 

국가적 비극은 우리 사회가 함께 슬픔을 나누고 상처를 치유하며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중요한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최근 몇몇 종교 지도자들의 발언과 행동은 이러한 기대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일부 개신교 지도자들이 국민적 아픔을 외면하고 비극을 자신의 신학적, 정치적 입장을 강화하는 도구로 삼는 모습은 깊은 우려를 자아냅니다.

 

1. 비극의 책임 전가와 망언
세월호 참사 당시, 일부 목회자들은 희생자와 국민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하나님이 경고를 준 것”이라는 발언으로 사회적 분노를 키웠습니다. 이는 구조적 문제와 국가 시스템의 실패를 외면하고, 비극을 신학적으로 왜곡한 사례로 남았습니다.

 

2. 이태원 참사와 문화적 비난
이태원 10.29 참사에서는 핼러윈 문화를 비판하며 희생자들을 탓하는 발언이 나왔습니다. “귀신과 함께 놀다가 벌어진 일”이라는 주장은 국민적 연대와 공감을 저해하고, 비극의 본질을 흐리는 데 그쳤습니다.

 

3. 제주항공 참사와 정치적 도구화
제주항공 참사에 대해서도 일부 종교 지도자들은 “사탄의 허락” 또는 “좌파 문화 탓”이라는 주장으로 비극을 초자연적 사건이나 정치적 도구로 해석하려 했습니다. 이는 구조적 문제를 외면하며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무책임한 태도였습니다.

 

종교의 본질을 되돌아볼 때
종교는 슬픔 속에서 위로와 연대를 제공하고,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며 치유의 길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러나 일부 지도자들이 보여준 태도는 종교적 사명을 상실하고, 사이비적인 민낯을 드러낸 것과 다름없습니다.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요청
국민적 비극을 이용해 자신의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행태는 반드시 비판받아야 합니다. 종교는 사랑과 연대를 통해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고, 진정한 치유의 길을 제시해야 합니다. 국민은 진정성 있는 종교를 원하며, 이제는 혼란을 끝내고 본래의 역할을 다할 때입니다.

비극은 연대를 통해 극복할 수 있습니다. 종교도 그 중심에 서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