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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나지 않는 프란치스코 교황, 책임인가 욕심인가?

8월 일정 둘러싸고 프란치스코 교황 자진 사퇴설 솔솔...왜? - 경향신문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은 건강이 악화되고 무릎 부상으로 휠체어에 의지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교황직에서 물러날 계획이 없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그는 “아직 실현해야 할 많은 계획이 남아 있다”며 교황직을 끝까지 수행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습니다. 겉으로는 숭고한 사명감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를 두고 과연 진정한 책임감인지, 아니면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으려는 욕심인지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은 과거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말년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는 파킨슨병으로 심신이 쇠약해진 상태에서도 임종 직전까지 교황직을 고수했습니다. 당시에도 ‘숭고한 헌신’이라는 찬사와 함께, 과연 이러한 결정이 교황청 운영의 투명성과 효율성에 도움이 되었는지에 대한 비판이 동시에 나왔습니다.

반면, 프란치스코 교황의 직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는 2013년 건강 문제를 이유로 스스로 교황직에서 물러났습니다. 이는 600여 년 만에 이뤄진 전례 없는 결단이었고, 많은 사람들에게 지도자로서의 겸손한 책임감을 보여주는 사례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도 베네딕토의 용기를 칭찬하며 “권력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프란치스코 교황은 본인의 말과는 달리 요한 바오로 2세의 전철을 따르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는 교회 개혁이라는 과업을 끝내야 한다는 사명감을 내세우고 있지만, 비판적인 시각에서는 이 또한 교황직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내려놓지 않으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됩니다.

문제는 교황직이 ‘종신제’라는 점입니다. 교황은 교회 내 모든 결정권을 가지며, 그 권한에 대한 별다른 견제 장치도 없습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지도자가 권좌를 놓지 않으려 할 경우, 전체 교회가 한 사람의 판단과 몸 상태에 좌우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드러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 개혁을 주창해온 인물이지만, 지금의 상황은 ‘개혁을 외쳤던 지도자조차 권력 앞에서는 겸손을 지키기 어렵다’는 가톨릭 통치 구조의 딜레마와 아이러니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 참고 기사
• AP통신: Pope acknowledges criticism and health issues but says in his new memoir he has no plans to retire (2024.3.13)
• Catholic News Agency: Pope Francis takes on critics in autobiography, says he won’t be resigning (2024.3.14)
• 동아일보: 교황 "권력 포기는 겸손의 힘"…힘 실리는 ‘조기 사임설’ (2022.8.29)
• The Guardian: Pope under pressure to resign after jubilee (2000.5.18)
• 가톨릭프레스: 프란치스코 교황, 연일 '권력을 경계하라' 강조 (2022.9.5)